오랜 시간 무명과 조연을 거쳐 주연을 맡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배우들에 관심을 갖고 작품을 보다가, 자연스럽게 인터뷰도 몇 개 읽어봤다.
인터뷰에 단골로 등장하는 무명 시절을 어떻게 버텼냐는 질문과 처음 주연을 맡게 된 소감이 어떻냐는 질문에, 모두 이렇게 답했다.
그때 그때 주어진 배역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최선을 다하느라 무명이 서럽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고. 오디션에 계속 떨어져 배역이 들어오지 않아 연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 괴로웠다고. 이건 무명의 서러움이 아니라 연기에 대한 갈증이라 할 수 있겠지.
그리고 주연과 조연을 비교해 가며 연기해 본 적은 없다고.
저 말들이 백퍼 진심이라고 할 순 없겠지. 사람인데 순간 순간 서럽고 잘 나가는 주연과 비교되는 순간이 왜 없었겠어, 수시로 있었겠지.
하지만 총체적으로는 진심이라는 걸 안다.
내가 지금 이 순간도 한 줄이라도 글을 쓰려고 머리를 쥐어짜는 게 다만 책을 출판하고 싶어서일 뿐이라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니까.
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게 뭐 그렇게 거창한 꿈은 아니잖아?
잘 나가는 작가를 부러워 한 적도 별로 없다. 잘 나가는 작가의 책을 읽어보고 작품이 별로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, 부러움은 사라져 버리고 만다.
잘 나가는 작가보다 잘 쓰는 작가가 진심으로 부럽다. 그리고 진짜로 잘 쓰는 작가와 조우하게 돼서 부러움을 느낀다는 건 상당히 드문 일이다.
연기자들도 마찬가지다. 다만 연기가 하고 싶을 뿐이고, 대본을 받는 순간부터 최선을 다해 몰입할 뿐이다.
드물게 정말로 연기 잘 하는 배우의 연기와 만나게 되면, 나는 언제 저런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, 자괴감이 느껴지고 부럽다.
아마도 모든 창작하는 사람들이 비슷한 루트의 감정을 겪을걸?
장르가 다를 뿐, 창작하는 사람의 고민은 비슷하다는 걸 새삼 깨달아 버렸다.
그러니 뻘짓하지 말고 한 줄이라도 더 써야지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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